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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척에서 보내는 편지
    이야기 2002. 9. 9. 10:49
    오늘...지금이..9월9일10시10분이네요..
    그동안엔...어떻게 지내셨을지..
    온나라가 비로 인하여......

    어제는..일요일이라...
    수해로 피해가 심하다는 삼척을 다녀왔습니다.
    정말....뭐라고...
    짧은 인간의 언어로는 표현할 방법이 없는.....
    처참한 모습에서..
    다만 자연의 힘이 너무 위대하고...인간의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그 자연에 의지해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서 인간의 무력함을 다시 한번 절감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물이 지나간 자리엔
    사진을 찍을게 많을거라는..막연한 생각을 했는데...
    그 자리에선 한장도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흙으로 범벅이 된 옷가지를 역시나 흙탕물에다 헹구는 모습을 보면서..
    또...집이 있던 자리가 자갈밭이 되었거나...
    그도 아니면 아예 물길로 변해서 흔적도 찾을 수가 없고.
    캠핑에 쓰는 고급 텐트가 아닌..비닐움막을 치고서 잠을 자야 하는
    서글픈 현실에서....
    감히 카메라를 들이댈 용기가 나질 않았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자연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은 아닌지....
    물길을 막아서 마을을 만들고,
    산을 깎아서 길을 만들고......
    그리하여 자연의 노함으로 둑이 터지고 산이 무너져서..
    그러한 것들이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는듯 한 무서움을 느꼈습니다.

    이제라도 늦지않았으니..
    자연에 순응하는 겸허한 자세로
    자연은 싸워서 극복하는 대상이 아니라
    물속에서 고기가 살듯이
    또한 우리가 공기로 쉼쉬고 있듯이
    그렇게 자연과 환경을 아끼고 보존하면서 살아가야 할 대상이라고...

    모쪼록 이번 수해로...
    비록 생명은 건졌지만....
    삶의 터전과 거처할 집마져 잃어버린 그분들에게
    하루 빨리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되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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