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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역시 느려...
    2008. 8. 30. 22:07

    오늘...그러니까 2008년 8월 30일
    오랫만에 시험이란 걸 봤다.
    이름하여 웹 디자인

    그런데 떨어졌다. ㅎㅎㅎ

    필기시험은 그런대로 무난하게 통과하여, 조금은 쉽게 생각했는데.....

    처음부터 합격하리란 장담은 못 했지만 역시 어려웠다.
    사실 시험 문제는 ㅡ 그리 어려운게 아니었는데
    더 큰 문제는 나의 지나치게 꼼꼼하고 소심한 성격 탓이다.
    학원에서 지도선생님이 하시는 말씀,,,
    "그렇게 세세한건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작은거 하나 그냥 지나치치 못하고
    신발 한 짝도 흐트러져 있으면 바로잡고 싶어지는 성격탓에
    대중음식점에 가더라도
    현관에 들어설 때 신발들이 마구 엉클어져 있으면 조금은 신경이 쓰인다.
    그렇다고 직접나서서 바로잡아 정리하고 올 만큼 그렇게 적극적이지도 못하고ㅡ
    에휴 신발들이나 좀 정리하고 밥을 먹을 것이지...
    당장 굶어 죽는것 두 아닌데... 하고 속으로 궁시렁 거린다.ㅎㅎㅎ

    그런데 오늘 또 하나 새로운 발견
    12살 과 52살
    무려 40년 차이라니ㅡㅡㅡ.
    아침에 다섯시에 일어나 세수하고 대충 밥 먹고
    약속장소인 터미널에 가니 여섯시 25분
    이미와서 기다리는 일행에게
    아침 겸 간식으로 준비한 찹쌀떡 과 우유를 건네주고
    잠시 기다려 학생 둘이 더 와서 바로 출발 여섯시 반이다.

    삼수령을 넘어 하장 과 임계를 지나 강릉으로 가는데
    아침안개는 왜 이리 아름다운 거야...사진 찍으러 한번 와야 겠다.ㅎㅎㅎ
    시험이 바로 코 앞(정말로 코앞이다ㅋ)인데 사진찍을 생각이나 하다니
    그래서 떨어졌나 봐... 시험이 자기 무시했다고 승질나서...ㅋㅋㅋ
    시험장에 도착하여 잠시 한숨돌리니 입실시간이다.

    자리에 앉아 기다리는데
    웬 꼬맹이가 하나 엄마랑 들어온다.
    어 엄마 시험치는데 꼬맹이도 따라왔나봐.
    그런데 이런데 따라올 나이는 지나지 않았나,,, ? ㅎㅎㅎ
    잠시 후....
    시험 감독관이 와서 응시자 확인을 하는데..
    "86년생 김 ㅇㅇ 맞아요.?"
    "예..."

    와ㅡㅡㅡ 열두 살 짜리가 시험을 치러 온거다.
    그것두 웹 디자인 기능사 시험을
    다른 응시자 모두가 작은 감탄사ㅡ 박수라도 쳐주고 싶은 마음이다.
    난 벌써 52살인데 저 아이는 나와 같은 수준이 아닌가...?
    아니 나 보다 한참이나 앞서가고 있다.
    난 그나이에 무슨 생각을 했을까 ? 음메 기죽어.

    순서에 따라 시험지를 펼쳐보니 마음이 놓인다.
    평소 시험 준비를 할 때 엔
    눈금자를 이용하여 하나 하나 재어서 계산기로 환산하여 작업을 했는데
    수치가 모두 나와 있다.
    로고는 몇 픽셀, 메뉴칸은 몇 픽셀, 글자는 얼마높이, 색상은 ㅇㅇㅇㅇ 등등
    벌써 노안인지.. 작은 글씨가 잘 않 보여서
    작은 글자를 볼 때엔 둥그런 돋보기를 이용하여 보곤 했는데...

    시험시작 두시간이 지나자
    여기 저기 한 사람씩 일어나서 나간다. 아니 벌써....?
    난 아직 반두 못했는데...
    처음부터 시험시간이 네시간이라 하기에 좀 질리기는 했다.
    그런데 그 네시간도 짧다니...

    결국은 애들 틈에서 웬 늙다리 아저씨 하나
    고생만 하다가 부여된 과제물 다 만들지도 못하고 네시간이 다 지나갔다.
    시험지가 마음편하면 뭐하누ㅡㅡ 떨어졌는데.ㅎㅎㅎ
    집에와서 다른거 다 팽개치고 한숨 자고 일어나니 지금이다.

    그런데 언제 기다리지...?

    다음 시험은 11월에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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