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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딸 드디어 취직하다.
    이야기 2011. 4. 14. 12:47

    아빠... 저 내일부터 출근합니다.

    그렇지만 용돈 좀 보내 주세요.아직은 수입이 없어서요.^^

    그저께 딸아이 한테서 온 문자 입니다.

    이제 드디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아이의 모습에 대견함을 느끼면서,

    또한편으로는 팍팍한 이 세상에 한사람의 사회인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 걱정이 앞섭니다.

    제도화 된 교육, 획일화 된 교육이 싫다고, 여고에 입학한지2 주일 만에 자퇴를 한 아이,

    왜 백명 이백명이 똑 같은 시간에 똑 같은 단어를 외워야 하냐고 학교를 그만두고, 미용과 메이크업 공부를 하면서 일년을 놀았습니다.

    그리고 다음해 에는 그래도 검정고시는 봐야 겠다고 하더니... 친구들이 3학년이 되는 때에 모 대학의 법정계열에 입학을 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도 마음을 잡지 못하고 다시 대학도 자퇴(학교에선 휴학을 권했지만) 를 했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대통령의 탄핵 과정을 보면서 국민에게 혼란만 주는 정치를 배워서 뭐하겠냐구요.

    ....

    손재주가 조금 있어서... 인터넷과 친구들에게 주문받은 옷을 만들어 팔면서 몇년을 지나더니... 어느날 내게 물었습니다.

    아빠 지금 내가 대학 간다면 보내 줄 수 있어요.?

    왜 ?, 사회가 다시 대학 졸업장을 요구 하는거야 ?

    그러게요. 아무래도 조금은 더 배워야 할거 같아서요...

    옷을 직접 만들어 팔다보니 무언가 부족한 걸 찾았나 봅니다.

    그래... 딸 하나 인데 조금 늦었다고 대학도 못 보내 주겠나..? 가고싶은데있으면 한번 찾아봐.

    그렇게 시작한 늦깎이대학생활 이번에는 그런대로 잘 적응을 했나 봅니다.

    아니... 적응을 해서 견뎌야 한다는 걸 배운거 겠지요.

    한 학기를 마칠때 쯤에 전화가 왔습니다.

    아빠... 알바 하는거 보다 공부하는게 더 좋네요.^^

    그럼 당연하지 근데 무슨일이야... ?

    저 이번학기에 시험 일등해서 장학금 준대요.

    그래..? 정말 잘 됐구나, 참 다행이다.사실은 내가 그리 부자가 아니거든..^^*

    알아요... 그래서 항상 고마워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할게요.

    그래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늦은 셈이지만 열심히 하면 좋은결과 있을거야.

    그렇게 1년이 가고 또 세월이 갔습니다.

    그 아이가 이제 졸업을 하고, 직장에 취직을 하고, 출근을한다니 기특하고 대견합니다.

    문득... 나는 직장에 첫 출근을 할 때 어떤 기분이었었지...?

    하고 회상해 봅니다. 30년도 더 지난 일이라 기억도 나지 않는다는게 맞는거 같습니다. 아니면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도 못하는 무신경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나 겪고있는 일이지만...

    모든걸 경쟁으로 내몰고 점수로 줄세우는 신 자유주의의 한국사회 직장인으로서

    어쩌면 앞으로의 생활이...

    입시지옥을 뚫고 대학에 가기보다 더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잘 해 나갈것으로 믿으며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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