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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아침에...이야기 2007. 6. 6. 12:51
유월 육일 현충일....
전에는 그냥.....
TV 보면서 잠깐 묵념한번 하고
하루 잘 쉬면 되는 날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 인가는 그냥 쉬는날이 아니고 집안에서 가장 큰 행사가 있는날이 되었다.
어른들은 제주에 계시고
처남네는 성남에 살고 있기에....
어느 때는 성남으로 가서 함께 가는날도 있었고
또 어느 때는 대전으로 가서 합류 하기도 했지만
강원도에 사는 나는 대부분 하루 미리 성남으로 가서
저녁에 장인어른께 소주도 한잔 받으면서 밤을 보내고 이른 아침이면 대부대가 출정하듯이
그렇게 대전으로 가는 길이 시작되었다.
가는 길이 수월하여 돌아올 때 시간이 나면
민속촌에 들려서 향수에 젖어보기도 했고...
또 어느 날은 에버랜드의 장미정원을 바라보며 도시락을 먹기도 했다.
그렇게 시작된 길 십여년에....
언제인가 나온말이...
꼭 복잡한 오늘 오기보다는 그냥 편한날로 잡아서 하루 오세나....
그래도 별일없이 이어지다가 올해로 세번째 참여를 못하게 되었다.
계속 이어지는 수술과 겹치고
또 재 작년에 장인어른이 돌아가시니...
그냥 처남네만 다녀왔다고 한다
올해에는 다음달 초에 서울에 병원 예약이 있으니 그 때에 맞추어 장모님을 모시고 다녀올 작정이다.
아마 그때에도 처남네는 동행을 하게 되겠지.....
집안에서.. 동네에서
이쁘고 착하다고 칭찬이 자자하던 녀석이
해병대에 지원을 했다며 누나를 찾아 강원도에 왔다.
코흘리개 막내가 다 커서
이젠군대에 간다고 좋아라 하며 이틀을 함께 보내고 들떠 있다가
다음날엔 멀리 있는 부대 앞에까지 데려다주고 오면서 눈물을 훔치던 아내는
그러나 두주도 채 되지않아 믿을 수 없는 전화를 받았다.
훈련중에 사고가 있어서 헬기로 서울까지 후송이 되었단다.
입은 옷 그대로 서울로 달려갔지만
우리가할 수 있는 일은...
그냥 산소호흡기를 통해울려오는 숨소리만 듣는일 뿐.
너무나 기가막혀 맥을 놓아버리는 가족들
누나도 가슴이 저럴진대 막내를 보는 부모님의 가슴은 얼마나 쓰리고 아프실까....
늙은 아버지의 눈에 눈물이 흐르니
그나마 젊은 아이들은 울음이 나와도 울지도 못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않을 막내가
국립묘지에 묻힌들 뭐하고....
연금이 나오니 어쩌란 말인가....
그렇게 세월은 가고
또 기억에서 잊혀져 가고 있는 걸....
도대체 이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4 천만 국민중에 겨우 몇만명이 해당되는 세금을
세금폭탄이라고 몰아부치며 눈에 불을 켜는 사람들은
몇백만 명이 정리해고로 길거리를 헤맬때는 도대체 어디서 무얼하고 있었던 것인가...
도대체 그넘이 그넘인....
떵밭에서 뒹굴며 치고받는 잘난님들이
오늘아침엔 그래도
검은양복입고 묵념은 같이 했겠지.....
그래도....
.............
힘없는 소시민 대한국민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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